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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기록장

만삭촬영겸 가족사진을 찍었습니다.

by 사부작엄마 202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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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한번 찍어 남길 수 있는 D라인 만삭촬영을 했습니다.

 

첫째 때에는 만삭촬영이 있는 것을 모르기도 했었고, 알고 있었다 해도 살이 많이 찐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기 싫어서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살이 찐 모습도 나이고, 살이 빠진 모습도 나일 텐데 지금 이 순간을 막연한 추억으로만 기억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휴대폰에 아이사진,  풍경사진, 일에 필요한 사진 말고는 저에 대한 사진이 없었습니다. 아이 낳고 몇 번의 가족여행 말고는 제 사진은 없었습니다. 꽤 많은 시간 속에 저라는 사람의 온전한 사진은 없었습니다.  그걸 깨닫고는  아이와 되도록 함께 사진을 찍으려고 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둘째를 가진 저의 모습을 담는 것이었습니다. 첫째 때 성장앨범을 해줬던 병원과 연계된 스튜디오에서 이번에는 만삭촬영부터 성장앨범까지 맡기게 되었습니다.

오랜만에 저희 3 가족이 함께한 가족촬영이었습니다. 아니  뱃속에 있는 막내까지 4명의 가족사진이었습니다.

오랜만의 가족촬영이라 설레기도 하고 많이 살이 찐 나의 모습에 걱정도 되었습니다. 그래서 가족촬영하기 위해 다른 촬영소품들을 더 열심히 준비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 만삭촬영의 경우 보통 27주~30주 사이에 찍는 게 제일 잘 나온다고 합니다. 저는 둘째이기 때문에 배가 더 많이 나올 거 같아 27주에 찍기로 했습니다.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덜 커 보일 때 찍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키도 덩치도 큰 편이기 때문에 사진촬영할 때 혹시 리도 의상이 맞지 않을 거 같아 업체에 미리 양해를 구하고 옷을 입어보러 갔습니다. 다행히 임부복이라 넉넉한 사이즈였고, 그중에 괜찮은 의상을 골라 촬영날 입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 옷 말고 따로 가족옷을 안 들었습니다. 캐주얼한 분위기로 찍고 싶어서 후드티를 직접 만들었습니다. 이번연도는 검은 토끼의 해라고 해서 검은색으로 하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어두운 거 같아서 짙은 회색원단으로 준비했고, 아이 들 거는 귀여운 분위기의 털이 있는 회색원단으로 만들었습니다. 후드에 긴 귀를 달아 토끼처럼 보이도록 했는데, 귀를 바느질로 달아 귀만 띄어내면 일반 후드티처럼 입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가족티뿐만 아니라 둘째가 태어나면 입을 배넷저고리와 손싸개, 덧신, 모자를 만들어 가져갔습니다. 그리고 촬영소품으로  토퍼와 가랜드를 주문했습니다.  이렇게 사진촬영에 진심으로 열심히 준비했는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남편입니다. 사진촬영을 열심히 준비하던 저와는 달리 사진촬영하는 걸 반기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사진촬영하러 가는 당일 아침 남편은 제게 가족티만 입고 다 같이 찍고, 다른 콘셉트는 저 혼자 찍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진촬영하는 게 불편하지만 제가 원했기에 만삭촬영하는 거라면서 저 혼자 또는 아이랑 둘이 찍으라는 남편의 말에 기분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불편함을 감수하고 간다는 말에 딱히 화를 내기도 그렇고 그저 서운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기분이 다운된 상태로 촬영장소로 가게 되었고, 별달리 티를 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티가 많이 났는지 무슨 일 있는지 물어보셨습니다.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메이크업을 받고 있는데 직원분들이 남편과 아이를 데려가 옷을 갈아입혔습니다.  따로 이야기 안 했는데 남편은 제가 따로 이야기한 줄 알고  이야기하지 않아 결국엔 다 같이 2가지 콘셉트로 사진을 촬영하게 되었습니다. 이때는 저와 남편의 기분이  반대로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토퍼부터 아기옷까지 전부 준비한 걸 보더니 촬영에 진심으로 참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업체에서 다 준비해 준 걸로 알았다며, 언제 이렇게 다 준비했냐면서 일하면서 준비하기 힘들지 않았는지 이렇게 촬영에 진심일 줄 몰랐다고  말하면서 그 후부턴 정말  예쁘게 촬영을 하게 되었습니다.  만삭촬영이 몸매가 예쁘지 않아 고민하고 계신다면, 그냥 촬영하시는 걸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런 몸매는 꼭 아이를 가져야만 생기는 예쁜 D라인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촬영 때에는 삐그덕됐지만 점점 익숙하고 자연스럽게 사진을 촬영하고, 촬영본을 바로 수정해서 영상으로 보여주셨는데 정말 예쁘게 찍어 보정해 주셨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에 수정하고 영상까지 멋지게 만들어주셔서 신기해하며 보고 있었습니다. 영상의 마지막은 남편의 손편지였습니다. 그 편지를 읽고, 눈물이 그만 흘렀습니다. 남편도 눈물을 흘리는 저를 보고 당황스러워했지만, 금세 자신이 쓴 편지가 그렇게 감동이었냐며 우쭐거렸습니다. 장난스러운 남편모습에 울다가 빵 터져서 웃었습니다.  특히 무료촬영이었지만 멋지고 예쁘게 촬영해 주셔서 저희는 둘째의 성장앨범도 여기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혹시 만삭촬영을 찍으시려고 하신다면 남편과 잘 상의하시고, 토퍼 등 예쁜 소품 준비해서 더 멋지고 예쁜 사진으로 좋은 추억을 남기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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